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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쌀가루 만드는 법

by 시절미식 2026. 5. 31.

01편에서 찹쌀과 멥쌀의 차이를 이야기했습니다. 그 차이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쌀가루입니다.

어떤 쌀로, 어떤 방식으로 만드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나옵니다.

 

오늘은 쌀가루 만드는 법 습식/건식 차이와 집에서 만들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2 쌀가루 만드는 법
쌀가루 만드는 법

 

들어가며 ; 쌀가루가 따로 있는 이유 

떡이나 쌀과자를 만들 때 그냥 밥솥에서 지은 밥을 갈아서 쓰면 안 될까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물은 전혀 다릅니다. 쌀가루는 생쌀을 갈아 만든 것으로, 이미 호화된 밥을 가공한 것과 전분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생쌀의 전분이 가루 상태로 존재하다가 열을 받아서 호화되면서 떡이나 과자의 식감을 만들어 냅니다. 이 과정이 밥을 가공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01편에서 찹쌀과 멥쌀의 전분 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차이가 쌀가루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어떤 쌀로 만든 가루인지, 어떻게 가공했는지에 따라 최종 결과물의 식감, 점도, 용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늘은 쌀가루의 종류부터 집에서 직접 만드는 방법, 시판 쌀가루 고르는 기준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쌀가루의 종류 ; 멥쌀가루 VS 찹쌀가루

01편에서 찹쌀과 멥쌀의 차이가 아밀로펙틴 비율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차이가 가루로 만들었을 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멥쌀가루 찹쌀가루
- 아밀로스 20%포함
- 가루가 퍽퍽하고 잘 흩어짐
- 익히면 부드럽고 쫀쫀함
- 식으면 굳지 않고 유지
-백설기, 시루떡, 송편에 사용
- 아밀로펙틴 거의 100%
- 가루가 약간 끈적하게 뭉침
- 익히면 매우 찰지고 끈적
- 식으면 빠르게 굳음
- 인절미, 경단, 찹쌀전에 사용

 

레시피에 '쌀가루'라고만 적혀있다면 멥쌀가루를 의미합니다. '찹쌀가루'는 별도로 표기됩니다. 이 둘을 바꿔 쓰면 식감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반드시 레시피에 맞는 가루를 써야 합니다. 멥쌀가루 자리에 찹쌀가루를 쓰면 백설기가 지나치게 찐득해지고, 반대의 경우엔 인절미가 퍼석해집니다.

 

봉지에 '쌀가루'와 '찹쌀가루'가 나란히 있을 때 헷갈린다면, 색을 보세요. 멥쌀가루는 더 하얗고 가루가 잘 흩어지며, 찹쌀가루는 살짝 뭉치는 느낌이 납니다.

 

습식 쌀가루 VS 건식 쌀가루 ; 결정적 차이

쌀가루를 고르거나 만들 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선택이 습식과 건식입니다. 같은 쌀가루인데 왜 이 둘을 구분할까요?

가공 방식이 다르고, 그 결과 용도도 달라집니다.

구분 습식 쌀가루 건식 쌀가루
제조방법 물에 충분히 불린 후 빻음 생쌀을 건조한 채로 분쇄
입자 고움. 수분 포함 상태 굵은 편. 완전 건조 상태
식감 부드럽고 촉촉함 상대적으로 거칠고 퍽퍽
보관 냉동 보관 필수. 2~3일 내 사용 상온, 냉장 보관 가능. 유통기한 김
주용도 떡, 고급 쌀 과자 쌀빵, 쌀 팬케이크, 튀김 반죽
집에서 믹서, 분쇄기로 가능 가정에서 만들기 어려움

 

전통 떡에는 습식 쌀가루가 맞습니다. 수분이 포함된 상태에서 쪄지기 때문에 떡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나옵니다. 건식 쌀가루는 밀가루 대체재로 쓸 대 유용합니다. 쌀빵, 쌀 팬케이크, 튀김 반죽처럼 밀가루 자리를 대신할 때는 건식 쌀가루가 다루기 훨씬 편합니다.

 

집에서 쌀가루 만드는 법 ; 습식

시판 습식 쌀가루보다 집에서 직접 만든 것이 더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번거롭지만 떡을 직접 만들어 볼 계획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합니다.

 

1. 쌀 씻기 ; 01편처럼 깨끗이

멥쌀 또는 찹쌀을 깨끗이 씻습니다. 01편에서 소개한 방법대로  첫 번째 쌀뜨물을 빠르게 버리고 2~3번 헹궈줍니다. 쌀겨 냄새가 가루에 배지 않도록 충분히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 2~3번 충분히 헹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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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충분히 불리기 ; 최소 4시간

물에 최소 4시간, 가능하면 하룻밤 불립니다. 충분히 불려야 쌀알이 고르게 분쇄됩니다. 불리는 시간이 짧으면 가루 입자가 고르지 않아 식감이 거칠어집니다. 04편의 물 비율 원칙처럼, 수분이 고르게 침투해야 일관된 가루가 나옵니다.

>>> 최소 4시간, 하룻밤 불리길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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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 빼기 ; 30분 체에 받치기

불린 쌀을 체에 받쳐 30분간 물을 뺍니다. 수분이 너무 많으면 분쇄할 때 가루가 아니라 반죽처럼 뭉칩니다. 완전히 건조하는 것이 아니라 표면의 물기만 제거하는 것입니다.

>>> 체에 30분 받치기, 완전 건조 아님

 

4. 분쇄 ; 믹서 또는 분쇄기

가정용 믹서나 분쇄기로 갑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갈면 모터에 무리가 가므로 소량씩 나눠서 갑니다. 10~15초씩 간격을 두며 분쇄하고, 중간에 흔들어서 고르게 갈립니다. 입자가 고울수록 떡 식감이 부드럽습니다.

>>> 소량씩 나눠 분쇄, 10~15초 간격으로 

 

5. 체에 내리기 ; 입자 고르기

분쇄한 가루를 고운 체에 내려 굵은 입자를 걸러냅니다. 걸러진 굵은 입자는 다시 분쇄합니다. 이 과정이 번거롭지만 입자가 고른 쌀가루를 만드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체에 내린 가루가 습식 쌀가루 완성입니다

>>> 고운 체에 내리기, 굵은 입자 재분쇄

 

집에서 만든 습식 쌀가루는 당일 또는 냉동 보관 시 2~3주 이내에 사용해야 합니다. 수분이 있는 상태라 상온에서는 빠르게 변질됩니다. 소분해서 지퍼백에 넣고 냉동 보관하세요.

 

 

시판 쌀가루 고르는 법

직접 만들기 번거롭다면 시판 쌀가루를 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그런데 마트에 가면 종류가 어려 가지라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막막합니다. 몇 가지 기준만 알면 쉽게 고를 수 있습니다.

 

확인 1. 멥쌀가루인지 찹쌀가루인지

>>> 봉지 앞면에 크게 적혀있지만 헷갈린다면 원재료명을 확인하세요. '멥쌀'이면 멥쌀가루, '찹쌀'이면 찹쌀가루입니다. 레시피에서 요구하는 것과 반드시 일치해야 합니다.

 

확인 2. 습식인지 건식인지

>>> 냉장, 냉동 코너에 있는 것은 습식, 상온 코너에 있는 것은 건식입니다. 떡으로 만들 것이라면 냉장, 냉동 코너의 습식을 고르세요. 쌀빵이나 쌀 팬케이크라면 상온 코너의 건식의 편리합니다.

 

확인 3. 원료 품종 확인

02, 03편에서 다룬 품종이 원재료에 적혀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온누리, 삼광 같은 가공용으로 적합한 품종이 적혀있다면 더 안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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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4. 제조일자

습식 쌀가루는 신선도가 중요합니다. 제조일자가 최근일수록 좋습니다. 개봉 후에는 반드시 냉동 보관하고 한 달 이내에 소비하세요. 건식은 유통기한이 길지만 개봉 후에는 밀폐 보관이 필요합니다.

 

 

쌀가루 용도별 선택가이드

멥쌀 습식 쌀가루  백설기, 시루떡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
입자가 고울수록 결과가 좋습니다
찹쌀 습식 쌀까루  인절미, 경단

찰지고 쫄깃한 식감.
충분히 치대야 합니다.
멥쌀 건식 쌀가루  쌀빵, 쌀 팬케이크

밀가루 대체재.
글루텐이 없어 반죽이 덜 뭉칩니다.
찹쌀 건식 쌀가루  찹쌀 도넛, 탕수육

튀겼을 때 쫄깃하고 바삭한 식감이 납니다.

 

 

주방에서 배운 실전 팁

- 쌀가루에는 소금을 조금 넣으면 맛이 훨씬 살아납니다. 습식 쌀가루 500g 기준 소금 5g 정도가 적당합니다.
  시판 쌀가루에는 이미 소금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으니 원재료명을 확인하세요.

 

- 쌀가루를 체에 내릴 때 손으로 비벼가며 내리면 더 고운 입자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공기가 들어가 떡이 더 부르더워집니다.

 

- 냉동 보관한 쌀가루는 사용 전 실온에서 30분 해동한 후 체에 한 번 더 내려 사용하면 엉긴 덩어리가 풀립니다.

 

- 건식 쌀가루로 떡을 만들어야 한다면 물을 조금 더 추가해야 합니다.
  건식은 수분이 없는 상태라 같은 레시피에서 물을 10~20% 더 넣어야 합니다.

 

- 쌀가루를 만들 때 불린 쌀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아도 됩니다. 
  약간의 수분이 남은 상태에서 갈아야 가루가 더 고르게 빻아집니다.

 

- 다음 시리즈인 막걸리를 직접 빚을 대도 쌀가루 개념이 등장합니다.
  누룩과 쌀의 당화 과정이 쌀가루의 전분 구조와 연결됩니다. 쌀가루를 이해하면 발효도 더 잘 이해됩니다.

 

 

 

쌀가루는 쌀 시리즈의 마지막 퍼즐 조각입니다. 찹쌀과 멥쌀의 차이, 수분과 전분의 관계, 보관의 원리 등 앞서 다뤄온 모든 내용이 쌀가루 하나를 이해하는데 연결됩니다. 이제 쌀 시리즈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쌀의 칼로리와 혈당, 얼마나 먹어야 할까를 이야기합니다.